<다시, 책은 도끼다>


드뷔시의 Claire de lune을 들으며

달빛을 떠올리다 

이 문장이 떠올랐다.



이 곡은 언제 들어도 좋다.

처음 들은 날도 좋았고, 두번째, 세번째.... 언제나 좋았고

지금도 좋다.


음악을 처음 들었을때 

'아! 이 음악은 좋다!' 라는 건 어떻게 느끼게되는 걸까..


우리 안에 좋은 음악은 어떤 음악인지에 대한 잣대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건가..

아니면 내가 이런 음악을 좋다고 받아들이게되는 사회에서 자라나서 그런가..

아니면 내 개인적 특수성인가..


여튼 

좋다.


달은 모두에게 제각각의 의미를 가지겠지만 

달 구경을 이처럼 로맨틱하게 그린 음악이 있을까.


항상 떠 있지만 

잊어서 못 보고 사는 달을 찾아서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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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반느


16세기 초엽 이탈리아에서 발생하여 17세기 중엽까지 유행했던 궁정무곡. 

바스당스(basse danse)에서 파생한 2박자와 4박자로 된 위엄있는 무곡으로 이와 대조적인 속도가 빠른 다른 무곡. 16세기 후반에 쇠퇴하기 시작했으나 영국의 버지널 음악이나 독일의 관현악 모음곡 등에서 이후도 계속해서 연주되었다.


<출처 https://namu.wiki/w/%ED%8C%8C%EB%B0%98%EB%8A%90 >



라벨을 후원해 줬던 폴리냑 공작부인을 위해 만듣 곡이라는 얘기가 있다.

(1899년에 완성되고 1900년에 출판)

동명의 책이 있다.


잔잔한 선율이 마음을 가라앉혀준다.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게 된 이후로 

무언가를 찾으면 최고의 정보가 나올떄까지 계속 찾는 버릇이 생겼다.

최고라는 것은 기준이 없으니,,

검색에 시간을 허비하는 경향이 있다.

한바탕 google을 뒤집고나서 얻은 결과물들은 그나마 만족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검색할때도 그랬다.

최고의 연주, 최고의 음질..


최고라기보다는 

나에게 딱 좋은 무언가를 찾고 싶었고, 

누군가가 최고라고 말하는 것 들 중에는 그게 있을거 같아서 

그렇게 검색했던것 같다.


repeat 버튼을 눌러놓고 한참을 듣다가,

순간 정신이 들어 다른 앨범을 틀고

다시 한참을 듣기를 반복하다가 느낀건,


그냥, 

모두 다 

좋았다.


나 같은 막귀가 뭘 더 좋고 나쁘고를 바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연주들.

연주자들에게는 최고의 연주였을텐데.



미안하고,

고마웠다.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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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venir2

1.기억,기억력 2.기념,기념품 3.회상 

발음 [suvniːʀ]




차이코프스키는 1887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실내악 협회로부터 작품 의뢰를 받았는데 이 곡은 1890년에 완성되었다.

현악6중주는 바이올린 2대, 비올라 2대, 첼로 2대로 이루어져있다.



차이코프스키는 1877년에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결혼하였다. 결혼생활은 악몽.

그 악몽을 피하려 플로렌스로 여행을 왔다한다.

그 이야기를 알고나서는 1악장을 들을때면 무엇인가를 피해 어디론가 도망치는 듯한 다급한 느낌이 든다. 

우울하면서도 격정에 찬 선율. 

계속 듣다보니 감정이입도 되어, 1악장 마지막 부분에서는 내 감정이 터질것 같은 느낌도 들고,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후원자였던 나제시다 폰 메크 부인과 많은 서신을 주고 받았는데, 후원의 조건에 실제로 만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었고, 실제로 죽을때까지 한번도 만나지않았다 한다. 

악몽같은 결혼생활에 유일한 위안처가 아니었을까.


“지난주는 안 좋은 일들을 당하여 극도로 저조한 기분으로 보냈습니다. 원인은 이전에 당신과의 편지에서 '어떤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던 한 여인 때문이었습니다.” 그 여인은 바로 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부인 안토니나 밀류코바였다. 1877년에 시작된 그녀와의 악연은 그 때까지도 지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피렌체는 10여 년 전에 그가 악몽 같았던 결혼 생활에서 탈출하기 위해 헤매고 다녔던 도피처들 가운데 하나였다. 1878년 11월 그곳에서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실려 있었다. “클라랑스에서 되찾았던 마음의 평정을 다시 잃어버리고 감상적인 기분에 젖어들 때가 많습니다. 제 자신도 왜 그런지 모르는 우울증에 빠져 산악 지역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얼마나 유치한지 저도 모르겠군요. 완전히 행복한 느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미친 짓이었죠. 여기서는 이전보다 더욱 비참한 느낌뿐입니다.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2694&cid=59000&categoryId=59000 >


마지막 문장이 그의 절박한 마음을 더 드러내는 것 같다.



2악장은 느리고 평온한 느낌의 멜로디로 어딘가 도착하여 짐을 다 풀고 여유롭게 숙소근처의 풍경을 천천히 내다 보는 듯 하다. 

그러다 감상에 빠져들어 마음이 동했다가 안도하기를 반복하는 느낌이 든다.


3악장에는 초반에 나오는 "빠바밤, 빠바밤, 빠바바밤, 빠바바밤, 빠바바바밤" 리듬이 또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나도 모르게 2번,3번,4번 숫자를 세고있다;;;)

강렬한 리듬의 현악 선율과 피치카토가 어우려져 들뜬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즐거우면서도 우울한 느낌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4악장은 시작부터 중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조여오는 압박감이 느껴지다가, 갑자기 해소되며 격정적인 멜로디로 변해  마지막까지 폭발시킨다. 


차이코프스키의 현악곡들은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선율들로 스케일이 크게 느껴지고, 듣고 있으면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해서 스트레스가 좀 날라가는 느낌도 든다.


현악 오케스트라버전으로도 있는데 미샤 마이스키 앨범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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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oteric-90015] Istvan Kertesz – Dvorak - Symphony No. 9 'From the New World'

Kertesz Istvan(1929년 8월 28일~ 1973년 4월 16일, 44세에 텔아비브 근교 해안에서 파도에 휩쓸려 익사) 

케르테스 이슈트반(헝가리 이름으로, 성이 앞에 오고 이름이 뒤에 옵니다. 성이 '케르테스'입니다)



'신세계로부터'를 듣고 싶어서 어떤 앨범을 들어볼까 찾다가 만나게 된 앨범.

처음 듣자마자 내 맘에 쏙 들었고, 그 이후에도 이 앨범만 몇년째 듣고 있다.

사실 다른 앨범을 들어본적이 없어서 이 앨범이 좋은지 판단할 수도 없었는데, ESOTERIC에서 SACD로 발매한 것을 최근에 발견하였다.

'우와~ 고음질로 들을수 있겠구나' and  '아..내가 영~ 엄한 애를 듣고있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로는 SACD로 더 열심히 듣고있다.^^


이 교향곡을 1악장부터 4악장까지 듣고 있노라면  

내 안에 있는 어떤 힘을 건드려 달래고 어르면서 나에게 어디론가 가자고 말하는것 같다.

4악장까지 듣고나면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좋아서 계속 듣게 된다.


2악장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멜로디인데, 잉글리쉬 호른이라는 악기로 안타까움과 그리움의 느낌을 표현하는 듯 하다. 'Going home'이라는 제목으로 가사를 붙여 부르기도 한다.

4악장 역시 들으면 '아!'하며 알 정도로 익숙한 멜로디이고, 힘차면서도 섬세한 선율의 진행이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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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포레는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 한창 빠져있을 때 관심을 가지게 된 작곡가이다.

포레가 1896년에 파리 음악원 작곡과 교수가 됐을 무렵 라벨이 그의 제자였었다고 한다.


1845년에 프랑스 남부에서 태어나서 1924년에 사망하였다. 

80년 사셨으니 그 시절로 치면 장수하신듯.. 


어찌보면 당연한데 드뷔시(1862~1918), 라벨(1875~1937), 에릭 사티(1866~1925), 포레(1845~1924), 생상스(1835~1921)가 동시대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던 사이라는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얼마 전 라디오에서 포레의 'Après un rêve(꿈꾸고 난 후)'를 들었다. 

잔잔한 피아노 반주에 느린듯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첼로의 선율이 나를 감싸안았고, 내 감정에 공명해서 나 대신 울어주는 것 같았다.

그 이후로 포레의 음악들을 다시 듣고 있는 중이다.


진부한 것 같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가지며 듣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왜 그런 느낌을 가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동시에 두려운 마음도 든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렇게 흘려보냈을까..



요즘엔 A.Janigro Cello Favorites [Vanguard] 앨범의 첼로연주곡을 주로 듣고있는데, 1961년도에 녹음된 연주인데도 퀄리티가 좋다.


원래 이 곡은 뷔신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이라고 한다. 


Apres un reve (꿈꾸고 난 뒤) 

                                           - R.Bussine


Dans un sommeil que charmait ton image

너의 영상이 사로잡았던 꿈 속에서


Je revais le bonheur ardent mirage,

나는 꿈꾸었네 신기루같은 열렬한 행복을,


Tes yeux etaient plus doux, ta voix pure et sonore,

너의 두 눈은 마치 극광으로 반짝이는 하늘처럼,


Tu rayonnais comme un ciel eclaire par l'aurore

너는 새벽에 밝아오는 하늘같이 빛나는구나 (찬란하구나)


Tu m'appelais, et je quittais la terre

너는 나를 불렀지, 그래서 나는 땅을 떠났다


Pour m'enfuir avec toi vers la lumiere,

빛을 향하여 너와 함께 도망치기 위해,


Les cieux pour nous entr'ouvraient leurs nues,

하늘은 우리를 위해 살며시 열었지 그들의 구름을,


Splendeurs inconnues, lueurs divines entrevues,

미지의 찬란함, 살짝보인 신성한 섬광,


Helas! Helas! triste reveil des songes

아아! 꿈에서 슬프게 깨어나다니


Je t'appelle, o nuit, rends-moi tes mensonges,

나는 너를 부른다 오 밤이여 돌려주렴 내게 너의 환상을,


Reviens, reviens radieuse,

돌아오라 돌아오라 아름다운 이여,


Reviens o nuit mysterieuse!

돌아오라 오 신비로운 밤!




비오는 날 듣고 있으면, 아쉬웠던 일들이 떠올라 마음이 비처럼 착~ 내려앉아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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